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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리뷰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4탄 : "이 실장(왕철)이 바나나클럽 노래방에 목숨 걸고 간 이유" | 넷플릭스추천드라마 | 민희 배규리 오지수 | 최민수 박주현 김동희 정다빈

by 범피디 2020. 5. 13.

   오늘이 인간 수업 시즌 1 리뷰 네번째 시간인데요. 인간수업을 비판했던 기사를 반박한 영상까지 합하면 다섯번째네요. 한 드라마를 두 번 이상 다룬 적은 종이의 집 외에는 없었는데, 인간 수업에 최고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인간수업(인간수업이라 말하면서 박주현 생각하고 있음)에서 빠져 나오기가 싫어요. 그리고 시즌 1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는 이유는 시즌 2가 꼭 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혼자 그러고 있습니다. 감독 인터뷰에서 시즌 2 계획 없이 인간수업을 만들었고, 시즌 2 제작 여부는 넷플릭스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요. 일단 넷플릭스 코리아를 한번 찾아갈까요?^^

인간수업 이 실장(왕철) / 넷플릭스 드라마

   오늘은 너무 슬프지만 규리를 잠시 내려 두고, 이 실장에 포커스를 해 볼까 합니다. 왕철 형님에 대해서 많이들 하시는 말씀이 '시즌 1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 실장이 그렇게 목숨 걸고 바나나클럽을 찾아간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 '민희와 무슨 관계냐' 등이었는데요. 이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물론 제 해석일 뿐이니까 다른 의견이나 해석은 언제든지 댓글로 부탁 드립니다. 한 번 날 잡아서 의미가 있는 좋은 댓글들을 모두 모아서 소개해 드릴게요.

   그리고 민희 역을 맡은 정다빈이 밝힌 이실장을 향한 마음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이 리뷰를 더 자세한 자료한 화면과 함께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J_2MlSIanpA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이 실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6명의 인물과 비교를 해 보는게 좋은데, 빠르게 훑어 보겠습니다.

 

   먼저 대열이, 그냥 쌩양아치죠. 돈벌이를 위해서 애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그리고 섹쉬한 누님, 대열이 애인은 돈벌이를 위해서 애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건 아니지만, 애들에게 술을 팔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인간수업 대열이 애인 (바나나클럽 노래방) / 넷플릭스 드라마

   그 다음에 광규 형님. 학교 전담 경찰로서 빙그레 썅년과 함께 다니는데, 딱히 학교 선도에 크게 의욕이 없어요. 그냥 딱 티 안나게 시늉만 하면서 책임감 없이 방관만 하고 있습니다.

인간수업 학교전담경찰 김광규 / 넷플릭스드라마

   빙그레 썅년은 어떤가요? 책임감도 있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심입니다. 근데 학교 전담 경찰로서 애들을 잘 이해해 주고 선도하겠다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강력반 형사로서 그냥 자기 만족에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충격받은 상태에 있는 민희(다빈이)를 위로하고 달래기 보다는 사건 해결을 위해 막 다그치는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간수업 학교전담경찰 김여진 (빙그레썅년) / 넷플릭스드라마

   자, 담임선생님.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한테 인기 많을 것 같은 스타일이죠. 급식체 말투도 곧잘 따라하고 애들과 잘 지내고 이해해 주려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진짜 이해하기 위한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냥 애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로 끝이죠. 조퇴 사유도 제대로 물어보지 않고, 그냥 쿨한 선생님 코스프레로 프리패스 시킵니다. 선생님의 한계에 대해서 스스로 얘기를 한 적도 있었고, 지수의 대사 중에 '선생님은 어차피 제 고민 해결 못 해주시잖아요'라고 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인간수업, 민희(정다빈), 오지수(김동희), 담임 / 넷플릭스 드라마

   사슴벌레가 담임 선생님을 상징한다는 댓글이 있어서 한 번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사슴벌레 하면 떠오르는게 '곤충 중에 제일 세다.' '멋있게 생겨서 영화속 히어로 캐릭터들의 모습을 여기서 따오는 경우가 많다.' 정도인데요. 댓글 주신 내용과 종합해서, 허접하지만 나름대로 해석을 붙여 볼게요.

선생님은 멋있는 사슴벌레의 외양처럼 겉으로는 학생들 눈에 쿨하거나 멋있어 보일 수 있고, 사슴벌레가 곤충 중에 제일 세듯이 학교라는 세계에서는 제일 강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슴벌레는 하찮은 벌레나 곤충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학교 밖 사회로 확대해서 보면 선생님도 약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사슴벌레가 관상용으로 좋아서 키우긴 하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할 재미가 없는 애완동물인 것처럼 선생님 역시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돕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였다. 더욱이 유리병에 갇힌 사슴벌레라면 더 하죠. 뭐 이 정도로 생각해 봤습니다. 뭔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 보충해 주실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부탁 드릴게요.

사슴벌레

 

   그래서 결론은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어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큰 도움이 안 되는 어른이다' 입니다.

인간수업 이 실장(왕철, 최민수) / 넷플릭스 드라마

   자, 이제 이 실장을 얘기할 차례인데요. 지금까지 인물들을 나열한 순서가 뭘 의미하는지 혹시 눈치 채셨나요? 청소년들에게 가장 쓰레기 같은 어른들부터 덜한 순서로 나열했습니다.

   이 실장, 우리 왕철이 형님이 마지막이라는 건 제일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겠죠. 처음 지수를 만났을 때도 아무런 조건도 없이 괴롭힘 당하고 있는 지수를 구해 주고 돌아 섭니다. 결과적으로 지수가 성매매라는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을 도와줬기 때문에 나쁜 어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상황에서 지수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둘러놓은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묵묵히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고 왕철이 형님은 생각했던 거겠죠. 처음에는 민희의 성매매를 방관했지만, 민희가 울타리를 넘어서려는 걸로 보이니까 몇 차례 그만둘 것을 권유합니다. 그리고 바나나클럽 노래방에 목숨 걸고 달려 갑니다. 진짜 죽었다 살았다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상상력의 영역인 것 같아서 일단 말을 아끼고 오늘 주제에 집중할게요.

인간수업 이 실장(왕철, 최민수) / 넷플릭스 드라마

   왕철은 본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던 거겠죠. 지수를 처음 만나서 실장일을 맡아서 도와줬던 것, 민희를 진작에 말리지 않았던 것,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 모두가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지금 들려들릴 이 한마디에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더이상은 만나지 맙시다"

인간수업 이 실장(왕철, 최민수) / 넷플릭스 드라마

  대부분 '민희에 대한 마음으로 간 거냐?', '지수와 어떤 관계이길래 그런 거냐?' 개연성이 너무 떨어진다라는 관점이 많은데, 저는 조금 다르게 보고 싶습니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어른의 모습이 왕철이라고 드라마는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지금 현실이 어른들의 잘 못으로 많이 힘들지만, 진정한 어른이라면 아무런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미래 세대를 위해 결단과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목숨 걸고 바나나클럽을 찾아간 행동에 대해서는, 지수나 민희와의 관계 또는 개연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차피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어른의 모습이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는 드라마로부터 한 발치 물러나서 어른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리뷰에서도 누차 말씀 드린 바지만, 이 드라마는 청소년의 선택과 책임에 대해 조명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역할을 돌아봐야 하는 드라마라고 얘기했었는데요. 어른들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청소년들이 과연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청소년 시청 불가이면서도 청소년을 현실감있게 다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수업 이 실장(왕철, 최민수) / 넷플릭스 드라마

   자, 이제 정다빈이 밝힌 내용을 한 번 볼게요. '촬영할 때부터 왕철과의 관계를 시청자들이 불편해할 것을 예상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지만, 사랑은 절대 아니다. 의지하고 싶고, 나를 잘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느낀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지난 영상에서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전형적인 틀로는 설명이 어렵다는 데 있다고 얘기했었죠. 왕철과 민희도 역시 설명이 쉽지 않은 관계가 맞네요.

  사실 저는 왕철과 민희의 관계에 대해서는 불편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다빈이 한 얘기를 소개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정다빈이 밝힌 내용 중에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 싶었어요. 이 부분입니다. "가장 좋은 어른이라는 게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과연 이 아이들이 좋은 어른이 있었다면,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어른을 꼽자면 이실장이 않나 싶다." 만약 저에게 이 드라마의 주제를 30자로 나타내라고 한다면 정다빈이 말한 이 내용을 꼽고 싶을 정도로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정다빈에게는 조금 불편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정다빈 잘 못은 아니겠지만 박주현이 두 번짼데, 계속 정다빈이 두번째로 소개되어서요. 근데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걸 봤으니까 이제 불편한 마음은 걷을게요. 정다빈도 화이팅~~!!

  왕철과 민희의 관계를 보고, 영화 '레옹'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 저는 사실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영화 레옹에서는 마틸다와의 관계가 약간 애매하다는 분위기가 풍겨요. 그런데 인간수업에서 둘의 관계는 조금도 애매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왕철이 민희의 가족관계를 주욱 꾀는 장면을 볼 때 딸인가? 조카인가?라는 생각은 잠시 해봤는데, 사랑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요. 혹시 레옹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으면 꼭 보시고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XMRqRvcb6hM

레옹 M/V (뮤직비디오)

 

  레옹 영화는 모르더라도, OST는 전주 한 마디만 들어도 다들 아실텐데요. 지금도 이 음악만 나오면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고1 때 본 것 같은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Sting의 Shape of My Heart 라도 한 번 들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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