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드라마 리뷰

'인간수업'을 XXX적인 드라마라고 한 여기자 논란 |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by 범피디 2020. 5. 5.

  구글에서 '인간수업'으로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기사가 하나 있는데요. 연합뉴스의 "뭘까, 이 기시감은...'n번방' 연상시키는 넷플릭스 '인간수업"이라는 기사입니다. 인간수업 드라마가 보기 불편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저는 이 기사가 보기 불편했습니다. 도대체 드라마는 제대로 보고 이런 기사를 쓰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드라마나 주연 배우에 대한 팬심으로 무작정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보셨다라고 댓글 주신 분들의 시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어서 한 말씀 드릴까 합니다.

 

※ 더 자세한 자료와 함께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수업을 비도덕적인 드라마라고 한 여기자 논란 관련 유튜브 영상

   기사 내용 중에 칭찬하고 싶은 부분도 딱 한 군데 있었는데, 문제의 부분들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제작 발표회 때까지도 명확한 설명없이 모호하게만 소개됐다. 고2 남학생이 성매매 포주라는 파격적인 설정 때문에 그렇다. 정다빈 부모님이 조금 충격 받았다고 했을 정도다. 이 한없이 비도덕적인 드라마. 미성년자의 범죄를 엔터테인먼트화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소재가 파격적인 부분을 들어서 인간수업을 '비도덕적인 드라마'라고 정의를 내리고 시작합니다.

   '성매매'는 도덕을 따지기 전에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고, 더욱이 고2 남학생, 미성년자가 성매매 알선업을 영위한다는 점을 두고 파격적인 설정이었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소재가 파격적이라는 이유로 '비도덕적인' 컨텐츠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인간수업' 김동희 / 넷플릭스드라마

 

   좋은 드라마,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칭송하는 대표적인 외국드라마들을 한 번 봅시다. 프리즌브레이크는 탈옥, 브레이킹 배드는 선생님과 제자의 마약 거래, 나르코스는 전설적 마약 카르텔, 종이의 집은 은행털이, 루머의루머의루머는 동급생 성폭행, 빌어먹을 세상따위는 고딩의 살인 등등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뉴스나 그것이 알고싶다 류의 고발 프로그램들에는 더 심한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무도 비도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경우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묘사 때문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죠.

'인간수업' 박주현 / 넷플릭스드라마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드라마의 소재가 '청소년의 성매매'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죠. 성매매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노출씬이 단 한 차례도 없고, 성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을 미화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 드라마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자극적인 소재를 철저히 소비했기 때문이 아니라, 스토리 자체, 드라마 자체,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미성년자의 범죄를 엔터테인먼트화 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드라마에 문제 의식을 잘 녹여 냈다 혹은 심각한 문제를 좋은 스토리에 잘 녹여 냈다라고 봐야 하는 겁니다. 드러내 놓기 불편한 주제에 대해서 용감하게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 칭찬을 해야지, 이걸 쌉선비 마인드로 '에헴'하면서 문제를 가리고 덮어버리는 데 급급해서는 더더욱 문제 해결이 요원해 지는 겁니다.

   모든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입니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문제를 진지하고 정확히 바라봐야 하는 겁니다. 그런 얘기만 나오면 쉬쉬하면서 덮어버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드라마, 영화, 소설 등등 다양한 형식으로 더 적나라하게 드러 내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성범죄 가해자들이 왜 범죄에 나서게 됐는지에 대해 '서사'를 부여하자는 것을 경계하자는 목소리가 한창 높아진 분위기. 가정 형편 때문에 포주 일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하고, 범죄에 손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몰입감 있게 그리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드라마를 보고 기사를 쓴 건가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드라마에 대해서 기사를 쓸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범죄자는 범죄자일 뿐, 어떤 이유로도 범죄가 용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범죄에 정당성이 부여되어서는 안 된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고, 맞는 말씀인데요. 근데 '인간수업'에 해당되는 얘기인가라는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죠. 이 드라마를 본 후에 '아...가정 형편이 어려우니까 학원비, 생활비 벌려면 성매매 알선을 할 수도 있지 뭐.'라고 느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뭐라도 해서 돈 벌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은 이해가 되는데, 왜 그런 일을 하게 됐어? 다른 대안은 정말 없었어? 그런 일을 하면서 죄책감은 안 들었니? 어쩌다가 그 지경까지 몰리게 되었니? 그래, 어른들이 미안하다.'라는 생각을 해보라고 만든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자체를 즐기다 보면 당장에는 이런 생각까지는 못 할 수도 있는데,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서 미리 생각해 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거죠. 유튜브 리뷰 영상과 댓글도 그 중에 하나가 될 수 있겠죠. 드라마 보고 나서 얘기하기 좋아하는 저 같은 리뷰어들이 그래서 있는 거고요. 물론 리뷰어가 늘 옳은 생각, 옳은 말을 하는 건 아니라서 댓글을 늘 소중하게 읽어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교해 봅니다. 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공론화되고...결국엔 해결책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라마만 놓고 보더라도 처음엔 쉽게 돈 버는 것 같았지만,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겪고 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아무리 삐딱한 시선으로 보려고 해도 드라마가 범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네요.

   그리고 범죄자 서사와 더불어서 모방 범죄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드라마 '인간 수업'의 모방 범죄 논란 여부를 떠나서, 더 큰 틀에서 드라마나 영화가 과연 모방 범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가 모방범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기억이 확실치 않으니까 차치하고 제 생각을 얘기해 볼게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세하게 소개된 마약 제조 방법, 살인 방법, 은행 터는 방법을 보고 이를 범죄에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범죄를 저지를 사람은 드라마를 안 봤더라도 또다른 방법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테고, 안 저지를 사람은 옆에서 등 떠밀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영향을 받기 전에 이미 가정 환경, 부모의 영향, 학교의 인성 교육, 친구 관계 등에 의해서 이미 인격은 형성되어 있는 겁니다. 평생을 걸쳐서 형성된 인격이 드라마 몇 편으로 좌지우지된다? 우발적인 사고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사람으로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되죠.

'인간수업' / 넷플릭스드라마

   드라마 인간 수업은 청소년 불가이지만, 가난하고 공부 잘 하는 고등학생이 우연히 혹은 일부러 이 드라마를 봤다고 칩시다. '아 바로 저거야 학비, 생활비를 충당할려면 성매매나 성매매 알선을 해도 괜찮아. 앱을 이용할 수도 있네.'라고 하면서 성매매 알선업에 뛰어들 학생이 과연 있을까요? 만약 그런 생각을 한 학생이 있다면 드라마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이미 그 전에 성매매에 대한 가치관이 잘 못 형성되어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 주변 어른들의 잘 못이죠. 더욱이 드라마 상의 오지수는 공황장애에 소시오패스 성향까지 있는 정상적인 학생이 아니라는 점을 빼놓고 얘기하면 안 되는 겁니다.

   드라마 인간수업은 가난하면 저런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오지수 같은 아이가 더이상 없으려면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어른의 역할,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점을 어른들이 느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송 기자처럼 그냥 불편한 얘기니까 비도덕적이라고 폄훼해 버리고 덮어 버리면 절대 끝날 일이 아니라고 드라마는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빌어먹을 세상 따위가 연상되고, 브레이킹 배드가 떠오른다."

   이건 약간 가벼운 이야기인데요.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과연 봤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여 청소년 2명이 '막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비슷한 드라마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완전히 다른 드라마입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재미있게 보실 수는 있는데, 인간수업과 같은 재미를 기대하고 볼 드라마는 아니에요. 완전히 달라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 비슷하다고 느끼는 점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비교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기자라면 독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비슷한 점을 정확히 얘기해 줘야한다고 생각이 되네요.

  제가 굳이 두 드라마의 비슷한 점을 꼽는다면 주제에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 문제의 원인은 그 부모에게 있다'라는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외에는 하나도 비슷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앞선 리뷰*에서도 브레이킹 배드 보다는 오자크가 더 비슷하지만, 브레이킹 배드와 비교해도 큰 무리가 없다라는 얘기를 했었죠. 통과.

 

※ 앞선 리뷰 :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유튜브 :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여고생의 피 맺힌 눈물의 의미

   블로그 :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여고생의 피 맺힌 눈물의 의미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김동희, 박주현, 정다빈, 남윤수 등 신인 배우들의 연기는 베테랑 배우들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드디어 송 기자님을 칭찬할 부분입니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았다는 점은 누구나 다 하는 얘기고, 칭찬 받아야 할 부분은 바로 배우 소개 순서입니다. 박주현이 두번째죠. 네이버 드라마 정보 페이지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사들은 정다빈이 두번째, 박주현이 세번째에 소개되는데, 처음으로 순서가 제대로 된 기사를 본 것 같아요.

  '송기자님, 칭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부탁 드릴게요.'

 

  이렇게 칭찬으로 끝내면 좋은데, 문제가 있는 문장이 또 있네요.

'인간수업' 관련 연합뉴스 기사 발췌

"여성 대부분이 성적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 없는 인물로 등장."

   상당히 문제가 많은 문장입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는 인물'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죠? 서민희(정다빈)처럼 고민하는 장면이 드라마에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무런 고민이나 거리낌없이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속단해도 되는 걸까요? 그들끼리 겉으로 시시껄렁한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만 보고 거리낌 있다 없다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민희 외의 다른 인물들의 진짜 속내, 개인적인 고뇌는 드라마에 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고민이 있는지 함부로 속단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또, '여성 대부분'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드라마 이해력을 떠나서 중학교 국어 성적이 상당히 의심되는 부분인데요. 좀 더 풀어서 써본다면 '드라마 내의 여성들 대부분이 성매매에 죄의식이 없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드라마 관람자들에게 성 혹은 성매매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라는 뜻인 것 같죠. 더 길게 얘기 안 해도 X소리라는 것을 다 이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유튜브 리뷰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여고생의 피맺힌 눈물의 의미" (유튜브)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규리가 댕댕이를 훔친 이유와 소라게의 의미" (유튜브)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박주현이 직접 밝힌 규리의 마음, 과자봉지의 진짜 의미와 세 번의 XX (유튜브)

"인간수업을 XXX적이 드라마라고 한 여기자 논란" (유튜브)

 

블로그 리뷰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여고생의 피맺힌 눈물의 의미" (블로그)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규리가 댕댕이를 훔친 이유와 소라게의 의미" (블로그)

인간수업 시즌 1 리뷰 : "박주현이 직접 밝힌 규리의 마음, 과자봉지의 진짜 의미와 세 번의 XX (블로그)

"인간수업을 XXX적이 드라마라고 한 여기자 논란" (블로그)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4월 인기 TOP 10 (유튜브)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4월 인기 TOP 10 (블로그)

 

더 많은 넷플릭스 이야기는 BeomFlix(범플릭스)에서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beomflix

블로그(국문) : http://beomflix.tistory.com

블로그(영문) : http://beomflix.blogspot.com

인스타 : http://www.instagram.com/beomflix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beomflix

트위터 : http://www.twitter.com/beomflix

텀블러 : http://www.tumblr.com/blog/beomflix

 

 

#인간수업 #넷플릭스추천 #넷플릭스드라마 #박주현 #김동희 #정다빈 #최민수 #넷플릭스 #넷플릭스드라마추천 #한국드라마 #한구드라마추천 #한드 #한드추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