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에피소드 1, 2가 오늘 공개되었습니다. 첫 느낌이 상당히 좋았는데요. 해외 평론가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새였는데, 저는 좋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이미 더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완전하게 만들어 놓은 영화를 왜 또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느냐?' '계층에 대한 비판의식도 없고 그저그런 범죄 미스테리물이다.' 등 부정적인 평가들이 있었는데,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 본 아티클은 더 자세한 자료와 함께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1, 2의 줄거리부터 간단히 한 번 보시죠.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는데요. 전쟁 때문에 지구가 점점 뜨거워졌고, 과학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빙하기를 맞게 됩니다. 설국열차에 치열하게 무임승차하는 모습까지가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리고 6년 9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꼬리칸에서 폭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자주인공 레이턴은 폭동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데, 탑승 후 3년이 된 시점에도 폭동을 일으켰지만, 문에 막혀 실패했기 때문에 앞쪽 칸의 도움 없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게 이유입니다. 꼬리칸 동료들은 소극적이라며 비난을 하죠.
이런 중에 레이턴이 앞쪽 칸으로부터 호출을 받습니다. 동료들이 더 레이턴을 의심하게 되는데요. 사실은 앞쪽 칸에서 토막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범인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어요. 레이턴이 유일한 강력반 형사 출신이라는 이유로요.
범인을 찾으면 3등급 칸으로 이동하게 해주겠다는 조건이었는데, 거절하다가 결국 제안을 수락하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2년전에도 동일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5년전 헤어진 전처도 만나고, 3등급 나이트카의 책임자도 만나면서 수사를 진행해 가는데, 레이턴은 진범보다 살인 사건에 얽힌 앞쪽 칸의 비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벌써 에피소드 3이 기다려지네요.
줄거리에서 봤듯이 주요 스토리는 범인 찾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진짜 중심 갈등 구조는 레이턴의 내면 심리에 있을 것 같은데요. 이외에도 앞으로 중점을 두고 보면 더 재미있을 만한 포인트 6가지를 골라 봤습니다.
포인트 1. 레이턴의 심리 갈등
꼬리칸에서 폭동에 대해 논의를 하던 중에 레이턴이 '계획에 의문을 품는 건 좋은데, 내 의지를 시험하지는 말아라'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핵심 포인트가 있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레이턴의 의지를 시험에 들게 하는 상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할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앞쪽칸에서 머물지, 꼬리칸을 위해 폭동을 도울지 갈등의 순간이 많을 것 같아요.
전처 자라와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는데, 자라가 '여기 있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라고 물으니까, '꼬리칸에도 의무가 있다.'라고 레이턴이 대답은 하지만, 사랑하는 전처와 함께 지낼 수도 있고, 직업도 보장되는 앞쪽칸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뿌리치기가 그리 쉬울지 의문이 드네요.
포인트 2. 영화처럼 피지배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가?
중요한 부분이라서 질문은 미리 던지는데, 좀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해석의 여지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얘기들 먼저 하고 마지막에 얘기할게요.
포인트 3. 살인사건에 비밀이?
앞쪽칸의 자존심이 있지 꼬리칸 전직 형사 나부랭이에게 수사를 요청한 이유가 뭘까요? 정말 유일한 강력반 형사라서 그를 데리고 온 건지, 꼬리칸 통제를 위한 다른 의도가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2년전에 동일한 사건이 있었을 때는 아무나 범인으로 지목하고 사건을 덮어 버리기에 급급했는데, 이번엔 왜이리 진범 찾기에 적극적인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 합니다. 2년전에 범인으로 지목되어서 수면 서랍장에 들어간 사람까지 다시 깨우기까지 하는데요.
레이턴은 시체 상태를 보고는, 고문을 당한 것 같고 고문 당하면서 했을 폭로 내용에 뭔가 앞쪽칸의 비밀이 있어서, 어떤 비밀이 폭로되었는지 알기 위해서,진범을 찾으려고 혈안인 것 같다라고 추측합니다.
누가 진범인지, 어떤 비밀이 있는지 함께 찾아 보시죠.
한 편으로는 1등급칸 식당에서 사우나 얘기를 하면서 국가간의 문화 차이가 있음을 묘사하고 있는데, 앞쪽 칸 내에서도 갈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의의로 살인 사건 자체는 앞쪽칸 내 갈등에 의한 단순 살인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포인트 4. 앞쪽 칸에서도 인육을 먹었나?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 중에 인육에 대한 것도 있을 거라고 레이턴은 추측합니다. 냉동고기 보관소 환풍구에서 사람 팔, 다리 토막이 발견되었는데, 다리 둘, 팔 하나만 있습니다. 한쪽 팔은 이미 사용된 걸까요?
3등급칸의 소고기 국수가 맛있다는 얘기가 몇 번 언급되는데, 레이턴이 농반진반으로 인육 국수라고 얘기하는데, 진짜일까요?
폭동에 대한 처벌로 한 여성의 팔을 얼려서 자르는데, 윌포드 직원이 '깨끗하고 좋은 팔'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인육을 염두에 두고 한 말 인것 같아요. 윌포드 직원들이 인육 거래에 개입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죠?
포인트 5. 윌포드가 멜라니?
엔진실에서 멜라니에게 직접적으로 'Mr. Wilford'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농담 같아 보이진 않았고, 윌포드는 실재하지 않는 통제를 위한 가상의 존재인것 같습니다.
포인트 6. 멜라니의 태도
멜라니의 태도가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접객팀으로서의 멜라니의 태도는 1등급칸이건 꼬리칸이건 한결 같습니다. 1등급칸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게 아니죠. 정중하지만 위압감이 있어요. 리더답게 모든 승객들을 질서 유지를 위한 각 객체로 밖에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앞쪽칸이던 꼬리칸이던 시끄럽게 동요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디테일 몇 가지 얘기해 볼 게요.
1. 에피소드 1 마지막 장면에 열차 맨 앞 쪽 운전석에 앉은 사람 혹시 잘 보셨나요? 직전 씬에서는 분명히 멜라니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닌 것 같았어요.
2. 나이트카에서 한글 간판이 보입니다. 'X이트클럽'이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나이트클럽인 것 같아요. 한국 투자자를 염두에 둔 깨알 써비스인가요?
3.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남자 동성애가 역시나 나옵니다. 크로놀을 댓가로 꼬리칸의 청년이 경비직원에게 입으로 서비스를 해 주죠.
자, 이제 아까 얘기하려다 말았던 포인트 2에 대해서 얘기해 봅시다.
영화에서는 계급과 지배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을 대놓고 표출을 했다라면, 드라마는 중립적인 관점이거나 오히려 지배층 또는 자본주의를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라의 뼈를 때리는 대사들을 한 번 보시죠. '앞 칸으로 오고 싶어서 혁명하는 것 아니야?' '앞 칸으로 오기 위한 내 선택을 비난할 권리가 없어'
또 윌포드 접객원은 '모두에게 엔진을 지킬 책임이 있는데, 무임승차한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는 것도 없이 반란과 살인, 열차의 질서만 어지럽히고 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틀린 말은 없습니다.
레이턴에게 식물칸을 보여주면서 이런 말을 하는데요 '식물칸이 130개 있지만 꼬리칸에 못 나눈다.' 그리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씨앗과 식물을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처음부터 기차에서 자란 게 아니니까...'라고 말합니다. 저는 꼬리칸에게 하는 얘기처럼 들렸는데요. 식물을 자라게 하는 데 어떤 기여를 한 것도 없으면서 더 나눠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딸기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그분의 균형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다.' '기차를 보면 살아남은 3,000명이 보인다. 윌포드 님의 균형 덕분이다. 윌포드님은 이를 위해 21시간 깨어있다.'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부자들의 비싼 탑승료가 없었다면 기차는 운행조차 어려웠을 겁니다. 비싼 댓가를 지불한 만큼 그 권리를 누리고 있는 중인거고요. 무임승차자들에 대해서 강력히 통제하지 않고, 모두 같은 대우를 한다면 부자들의 불만은 없을까요? 비싼 값만큼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불만없이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드라마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무임승차자들을 기차 밖으로 내치지 않고, 많이 부족하더라도 무상배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또 '꼬리칸은 이미 오래 전에 균형을 이뤘다.'라고 얘기하는 레이턴에게 '그러니까 아직 거기 있는 거다.'라고 멜라니가 말합니다. 다함께 가난해지는 결과의 평등, 포퓰리즘을 대놓고 비판하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하나, 그렇게 앞쪽칸을 비난하고 폭동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그 누구도 앞쪽칸의 수습생 선발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거부는 커녕 이별이 아쉬울 뿐 다들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앞쪽칸에도 동맹이 필요하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그냥 내 자식 앞쪽칸에 보내고 싶은 거에요.
겉으로는 온갖 정의롭고 평등한 말씀 많이 하시지만 정작 본인 자식은 입학 서류까지 위조했던 분이 또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드라마 얘기하면서 그 분을 정치적, 개인적으로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편법, 불법을 써서라도 본인 자식을 좋은 곳에 보내고 싶은 부모 마음을 탓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못 지킬 말은 뱉지도 말아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회적으로 그런 위치에 있다면 더더욱이요.
[유튜브 리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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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박주현이 추천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8편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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