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국열차 시즌 1 에피소드 4와 5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벌써 절반에 다다랐네요. 설국열차의 비밀을 매주 조금씩 풀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에피소드 1, 2만 보고 그저그런 추리물이라고 악평했던 해외 리뷰어들이 슬슬 머쓱해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살인범 찾는 추리물이 아니죠. 살인범 찾기는 하나의 장치였을 뿐이고, 그 살인 사건에 녹아 있는 설국열차의 비밀, 윌포드의 비밀을 밝혀 내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묘미인데요. 리뷰 1탄에서 제가 이미 얘기했던 감상포인트 6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 본 아티클 내용은 더 많은 자료 화면과 함께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5에서 서랍칸에 거대한 비밀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랍칸이 안정화되지 않고 개발 단계에 있다는 것이 하나의 표면적인 비밀인데, 시청자들에게도 비밀인, 더 큰 비밀은 서랍칸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랍칸의 거대한 비밀이 무엇인지 한 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지난 영상에서 "멜라니가 윌포드를 살해했다"라고 가설을 세워봤는데요. 이를 뒷받침해 주는 대사나 장면을 한 번 꼽아 보고, 가설을 약간 수정하고 좀 더 구체화해 볼까 합니다.
가설 1. 설국열차 혁명의 주체는 멜라니
에피소드 4 도입부에서 "창조주가 사라져도 변화를 거부하는 시스템"이라는 문구에 상당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피소드 1부터 윌포드의 존재유무가 가 의심스러웠는데, 지난 에피소드에서는 연설물을 짜깁기하는 장면이 있었고, 이번에는 윌포드와의 통화도 가짜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창조주 윌포드가 사라진 건 확실한 것 같죠.
'창조주가 사라져도 변화를 거부하는 시스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걸까요? 윌포드만 제거하면 열차 내 사회 체계의 변화를 쉽게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라는 뜻인 것 같아요.
멜라니가 그 변화를 위한 노력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멜라니가 레이턴에게 자신도 농부의 딸로 자라서 빈부의 격차를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하듯이, MIT 출신으로 승승장구해서 윌포드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지만, 윌포드의 운영 철학에는 반감이 있었던 겁니다.
또 나이트카의 책임자 오드리가 멜라니에게 "윌포드 아래에 있더니 많이 무뎌졌네요. 예전엔 뭔가를 바꾸려고 하더니..."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윌포드가 살아 있을 때부터 멜라니는 변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윌포드와 정치 철학에 있어서 의견 충돌이 계속 생기니까 동료들과 함께 혁명을 도모했을 거라는 지난 영상의 가설을 잘 뒷받침해주는 것 같습니다.
지난 영상에서 언급했던 벤과 멜라니의 러브씬이 드디어 나왔죠. 윌포드 살해를 애인인 벤과 함께 도모했을 거라고 제가 얘기를 했는데, 동참자가 더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종실에 같이 있던 하비에르인데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깁니다.
"애초에 멜라니 잘못이었다. 나는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나둬야 했다."
살인범 재판을 보고, 멜라니의 혁명에 동참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벤이야 멜라니와 재미도 보니까 그렇다치지만, 자기는 그런것도 아닌데 괜히 끼어들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멜라니의 공정하지 못 한 판결에 대한 실망인지, 열차 지배 체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한 말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멜라니의 또다른 혁명 동지인 것은 분명한 것 같네요.
가설 2. 윌포드는 서랍칸에 잠들어 있다
서랍칸의 가장 큰 비밀은 '서랍칸 속에 누가 잠들어 있는가'에 대한 대답에 있겠죠.
서랍칸 안정화에 대해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안정화되지 않더라도 그냥 끝까지 비밀로 해버리면 될 일인데, 서랍칸에서 다시 무사히 깨우는 과정을 연구하는데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해 봅시다.
윌포드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서랍칸에 재우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영상에서는 살해된 것에 무게를 두고 다른 여러 가능성 중에 서랍칸에 있을 수도 있다 정도로 예측을 했었는데요. 윌포드는 서랍칸에 있을 것 같습니다.
멜라니가 좋은 의도를 갖고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멜라니의 권력에는 정당성이 없고 명분 또한 약합니다. 윌포드가 살아있는 것처럼 승객들을 속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언젠가 열차의 사회 체계, 균형이 본인이 원하는 모습에 이르렀을 때, 윌포드를 깨워서 다시 리더로 앞세우고, 질서를 계속 유지해 나갈 계획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윌포드가 깨어 났을 때는 이미 변화된 균형이 자리를 잡아서, 윌포드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겠죠.
그리고 서랍칸에 있는 또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다음 에피소드가 기대되네요.
가설 3. 멜라니 혁명의 숨은 조력자
숀와이즈 시신에서 고문했던 흔적이 있던 걸 보고, 윌포드의 비밀을 캐내고 죽였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듯 했지만, 레이턴과 LJ 단둘만의 대화에서 그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선 레이턴의 추측대로 치정에 의한 살인이 맞다고 가정해 봅시다. 살해 당한 윌포드의 정보원 숀와이즈와 LJ는 연인 관계였던 거죠.
연인 관계였기 때문에 숀 와이즈가 아는 사실은 LJ도 모두 알고 있었을 겁니다. 숀와이즈는 3등급 칸의 자라(레이턴의 전처)와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불만이나 변혁을 위한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차단하는 일을 했을텐데요. LJ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숀와이즈를 죽이라고 지시한 겁니다.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모습도 보기 싫었을 테고, 윌포드의 개 노릇을 하는 모습도 싫었던 거겠죠.
7살 때 아버지 눈을 파버리고, 다 자란 지금도 의안으로 장난치는 싸이코인 점을 생각해본다면 애인을 토막내어 죽이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LJ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만, 윌포드의 선처로(멜라니의 선처죠) 집행 유예 비스무리한 걸로 결론이 납니다. 언뜻 부자를 위한 불공정한 판결로 비칠 수 있지만, 사실은 멜라니와 LJ의 암묵적 딜이었습니다.
LJ는 최후 변론에서 선처해 주지 않으면 모든 비밀을 폭로해 버리겠다는 듯이 멜라니에게 무언의 압박을 보내고, 멜라니는 이를 수용한 겁니다. 판결 후 단 둘의 대화에서도 묘한 긴장감과 함께 의기투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LJ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1등급 칸, 3등급 칸 모두 현 체제에 대해 반발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멜라니는 이들의 불만을 잘 잠재울 수 있을지, 또 이미 진행중인 혁명을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유튜브 리뷰 영상]
설국열차 시즌 1 리뷰 0탄 : 프롤로그 "드라마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원작 만화(그래픽노블)과 영화 비교"
설국열차 시즌 1 리뷰 1탄 : "드라마 속 숨은 감상 포인트 6가지" || EP 1, 2 줄거리 및 해석
설국열차 시즌 1 리뷰 2탄 : "윌포드 비밀 밝힐 결정적 떡밥 3가지" || EP 3 해석
설국열차 시즌 1 리뷰 3탄 : "윌포드는 아직 살아 있다" || EP 4, 5 해석
설국열차 시즌 1 리뷰 4탄 : "멜라니 뱃지의 숨은 의미 (1화에서 놓쳤던 소름돋는 떡밥)" || EP 1 해석
[블로그 리뷰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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